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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기 위해 이번 하반기에 휴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필요시 사업자금 대출 등의 위기관리를 위해 휴직을 하지만 향후 퇴직을 할 것이다.
휴직까지 대략 남은 시간은 두 달
두 달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최근 몇 달간 변화한 것들
우선 나에게 최근 어떤 변화가 있었나?
그 변화들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겠다는 나의 목표를 향해 변한 것일까?
몇 달 전만 해도 10년 안에 창업하겠다는 기약 없는 약속만이 있었는데
어느덧 실제로 창업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내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다.
아마 어렸을 때부터 확실한 목표를 가지며 살아온 여자친구 덕분일 듯하다.
어렸을 때부터 검사의 꿈을 가지고 중간에 잠시 목표가 희미해진 적은 있었지만
현재까지도 그 꿈을 향해 26년간 나아가는 여자친구의 모습은 나를 반성하게 한다.
반면 나는 인생을 흘러가는 대로 살아왔다.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의 흐름을 한 번도 만든 적 없이
주어진 흐름에 맞게 수동적으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온 시간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후회는 없다.
후회라는 것은 나에게 딱히 어울리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앞으로는 내가 원하는 흐름을 찾아내고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할 것이다.
아직은 무엇을 할지 막막하지만 지금까지의 내 짧은 인생을 되돌아보면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는 것 같다.
2. 퇴직 전까지 준비할 것들
우선 첫 번째로, 휴직하고도 잘 살아가기 위한 루틴을 만드려 한다.
요즘 습관을 만드려고 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
운동과 생각, 그리고 글쓰기
아침에 일어나 새벽수영으로 시작하면 머리가 맑아진다.
수영을 열심히 다니다 보니 근력운동도 욕심이 생겨 팔굽혀펴기도 하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특별한 할 일이 없으면 식사 후 산책 겸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
생각이란 게 별건 아니고 현재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한 가지 문제만을 가지고
그 한가지에 대해서만 15분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
핸드폰을 잠시 꺼두고 15분 동안 생각을 하면
희미했던 안개가 걷히고 어느 정도 길이 보이는 듯하다.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으니 생각할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기에 나만의 규칙으로 15분 생각 후 어느 정도 결정이 됐다는
판단이 들면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데 계속 과거만 되돌아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매일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
왜 '하고 있다'가 아니라 '하려고 한다'라고 묻는다면
바로 그 마음을 오늘부터 먹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평소에 글쓰기라는 것이 엄청 거창하고 나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30년간 미뤄왔던 생각들이 요즘 홍수처럼 쏟아져 정리하지 않으면 휩쓸리게 된다.
글쓰기를 하며 머릿속에만 떠다니던 있던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편해진다.
또 내가 생각했던 것을 기록으로 남겨 다시 복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두 번째는, 휴직 후 달려 나갈 수 있게 길을 닦아놓는 것이다.
현재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이것저것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하고 있다.
길을 찾기 위해 탐색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아니 정확히는 길을 고르기 위해서겠지. 창업에 정해진 길은 없기 때문이다.
창업가로서 중요한 세 가지에 집중하며 길을 고르고 있다.
생각, 실행, 사람이다.
창업가는 몸은 게을러지는 한이 있어도 머리는 게을러지면 안되며,
(사실 몸도 게을러지면 안된다)
생각을 했다면 빠른 실행과 피드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두려움은 시간낭비를 초래한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창업가에게
두려움은 항상 따라온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두려움이 안정성을 준다.
두려움이 없으면 혁신이 없고, 혁신이 없으면 서서히 자멸하기 때문이다.
또, 창업가에게 사람은 중요하다. 혼자서는 혁신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변화시키고자 하는 흐름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세상에 큰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창업가라는 생각이 든다.
야놀자 이수진 대표님은 19년간 회사를 이끌어오면서
직원들의 월급을 한번도 밀린적이 없다고 한다.
사실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대다수 스타트업들은 재정난을 겪기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그의 곁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남아있는 이유를 보여주고
야놀자가 어떻게 지금의 위치로 갈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지금 회사의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
현재는 나의 미래 목표와 어긋나서 떠나지만
3년간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고, 다양한 좋은 사람들도 만났던 첫 회사다.
항상 모든 일은 마무리가 중요함을 알기에
남은 두달동안 업무시간에는 지금보다 오히려 더 열심히 하고
인수인계도 잘해서 다른 팀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려고 한다.
30년을 살아오며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은 적이 없기에
사실 아직은 두려운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막연한 두려움으로 지난 30년간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고,
어딘가에 소속되기 위해 발버둥친 것은 아니었을까?
그러기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선택한 지금의 결정이 나는 두렵고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