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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 토요일, 영등포에 마음에 드는 집을 가계약하고 돌아왔다.
HUG 대출이 가능하면서 입지도 좋고 1.5룸에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다.
가계약 후에 대출에 필요한 서류도 준비하고 첫 계약이기에 전세사기 등 방지를 위해
체크해야할 특약사항과 계약서 작성법을 계속 확인했다.
부동산에 도착하기 전까지 계속 필요한 부분을 체크하였고
임대인에게 물어볼 내용들을 정리했다.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현실은 상상과는 달랐다.
임대인은 영등포 일대에서 250개의 매물을 임대놓고 있는 사람이었고
도착해서 인사도 없이 신분증만 확인시켜주고는 도장만 중개인에게 덜렁 주고는
다음 일정이 있어서 바쁘다며 떠나려 했다.
급하게 국세, 지방세 완납 증명서를 요청하여 받았지만
임대인은 임차인을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보는 느낌이 강해서 충격이었다.
계약을 몇시간마다 하는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사소한 절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요즘 언론에서 전세사기에 대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고
처음으로 계약을 하는 임차인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행동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며칠동안 발품을 팔고 이만한 조건이 없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심지어 가계약금 200만원을 이미 입금한 후였지만,
계약에 대해서 다시한번 깊은 고민을 하기 위해서
잠시 부동산을 나와서 카페로 왔다.
우선 서류상으로는 충분한 검토를 마친 후였기에
물건으로 인한 전세사기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근저당이 있었지만 말소조건의 계약이었고,
임대인의 국세, 지방세 체납내역은 없었으며
무엇보다 HUG 보증보험이 가능한 곳이었다.
그렇다면 임대인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부분은 어느 것일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18만원의 비싼 관리비였지만
계약기간 동안 관리비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 다음으로는 집에 하자가 생겼을 때의 수리의 책임에 관한 것인데,
그런 것들은 필요하다면 특약사항에 잘 기재하면 되는 것이었다.
침착하게 여러방면에서 생각해봤는데
정 불만이 많으면 중간에 나오면 되는 것이고 무엇보다 7월말에 이사를 해야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다시 집을 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기에
그냥 계약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중개사 대표님은 우리가 계약을 하지 않을까봐
중간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계셨다.
하지만 중개인의 입장에서는 어찌됐건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
목적이기에 그 누구도 믿지 않고 나 스스로 충분한 고민을 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공감도 많이 해주시고 궁금한 점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도 해주셔서
부동산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덕분에 필요한 특약들도 잘 정리해서 적을 수 있었다.
화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의정부에서 영등포까지 왔기에
오늘 하루만에 해야할 일들을 다 처리하고 가고 싶었다.
계약을 하고 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를 받고
부동산에서 추천해준 은행을 가서 HUG대출 신청까지 무사히 완료했다.
정말 정신없는 하루였지만 오늘 해야할 일을 완벽하게 끝내고 나니
뿌듯함이 몰려오며 며칠간의 일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우선, 어떤 일의 기한이라는 것은 내가 마음먹기에 달렸다.
며칠전만 해도 나는 부동산 계약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불과 며칠만에 계약을 완료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충분히 알아보고 잘 결정했다는 만족감도 있다.
두번째는, 예기치 못한 위기는 항상 발생한다는 것이다.
나름의 준비를 하고 계약을 하러 왔지만 임대인의 그런 태도는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감정적인 대응을 지양하고 이성적으로 노트에 적어보며
내가 이 상황에서 판단할 수 있는 결정들의 장단점을 정리하여
결정하고 나니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의 삶에서도 큰 도전을 원하는 나에게 수많은 위기들이 다가오겠지만
이번 일을 교훈삼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과정이 끝났고 7월 29일 드디어 나의 당산 라이프가 시작된다.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순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