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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준비를 하나 둘 준비하고 이젠 가장 중요한 일만 남았다.
바로 팀에 퇴사 통보를 하는 것이다.
이미 결정을 해서 흔들리지도 않을 것이고
퇴사는 온전히 나만의 의사결정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왠지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하반기 인사일정이 8월 14일로 확정이 나고
이번 인사에는 충원보다 결원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단지 입이 잘 안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미루는 것은
퇴사 후, 내 자리를 6개월동안 공석으로 만들 위험이 있었다.
이는 내 인생을 나답게 살기 위해서 내린 퇴사라는 결정으로
팀에 피해를 주기는 싫다는 나의 의도와는 너무나도 어긋나게 된다는 것을 알기에
퇴근 30분 전 팀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하였다.
지하 매점으로 가서 앉았는데도 막상 입이 잘 안떨어졌다.
그래도 이제는 말해야겠다고 싶어 말씀드렸다.
'예전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도전해야할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인사때 퇴사를 하려고 합니다.'
드릴 말씀이 있다고 했을 때 눈치를 채셨는지
의외로 크게 놀라시지는 않았다.
우선 첫 마디를 떼고나니 그 뒤로는 그냥 내 평소 생각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게 되었다.
내 인생의 가치는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여
한계없는 개인적인 성취를 이루고 싶다는 것과
현재 일이나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시기라는 판단으로 이 결정을 내렸다는 것 등등
그 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막상 말씀드리고 나니 별거 아니라는 생각도 들면서
말을 해서 속시원하다는 생각보다는 이제 퇴사 후 창업이라는 새로운 시작이
바짝 나에게 다가왔다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다.
팀장님은 직장을 다니는 것의 안정성에 대해 말씀은 하셨지만
내가 이미 결정을 내렸다는 생각이 드셨는지 앞으로의 미래를 응원해주시고
남은 한달동안의 시간동안은 회사일보다는
내 미래를 준비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배려도 해주셨다.
30년의 짧은 인생에서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과정을 거쳐왔지만
아직도 멀어지는 것은 썩 유쾌하지 않다.
그렇지만 내 인생의 운전대를 남에게 맡길 수는 없기에
앞으로 조금은 무던해지려고 한다.
살아오며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고
그들과 같은 곳에 있지 않더라도 관계가 끝나지 않으며,
살다보면 다시 길의 중간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사람들과는 다른 나만의 길을 향해 나아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