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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근래 여자친구가 리트(LEET) 시험을 준비하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 안타깝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아니 솔직히 대단하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고
    지난 30년간의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가치가 있다.
    더욱이 그것이 사회적으로 큰 목표라고 불린다면.
    도전을 한다는 것에서 우선 1차 관문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가 두려워 도전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창업도 리트도 변호사시험도 누군가에게는 꿈에서 그쳤을 수 있는 것들이다.

    창업을 마음먹고 준비한지 고작 몇달이 흘렀지만
    많은 변화들이 있었던 것 같다.

    안정된 직장에서만 매여있어 더 큰 세상을 보지 못했던 나에게
    내 고등학교 친구들이 자극을 주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지금의 직장에 큰 고비없이 들어왔고
    누군가에게는 몇년을 해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이겠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나에게는 큰 도전이 아니지 않았나하는 소소한 자만을 해본다.
    하지만 내 친구들은 유학을 가서 관심있는 분야의 공부를 하기도 하고
    이직도 하며 자신의 가치를 올리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을 하였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격차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진 것이다.

    그런 마음이 들고나니 이 곳에서의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물론 준비를 완벽하게 하지 못했지만
    애초에 완벽한 준비는 없으며
    지금의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는,
    두려움이 성장욕구를 이기게 될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나의 결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며 내 의지를 더욱 굳히고 있었는데
    역시 부모님은 내 결정을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셨다.
    자식이 힘든 길을 겪는 것을 걱정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님 역시도 작은 우물 안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인생이기에 무작정 부모님의 조언을 무시할 수도 있고
    그런 무시조차 당연히 잘못이 아니란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조금 더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고 내 꿈을 인정받고 싶고 설득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던 중 어제 아빠로부터 연락이 왔다.
    부모님은 여전히 지금의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만
    내가 잘 결정했을 것을 믿기에 더 이상 퇴사에 대한 설득을 하지 않으시겠다고 했다.
    내가 똑똑하니 현명하니 알아서 잘 결정했을 것을 믿는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들으며 설득을 포기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너무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부모님을 설득하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고
    실제로 내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당연히 이해 못하실거라는 생각으로
    말씀을 드리지 않았던 것 같다.
    어제 처음으로 말씀드리고 나니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사소한 것도 행동하지 않고 생각만으로 되는 것이 없다.
    생각은 짧고 행동은 길게.

    하루하루 만족할만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아니지만
    몇달을 모으니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보인다.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길을 돌아가더라도 방향만 맞으면 된다.
    최악은 어디로 갈지 몰라서 멈춰있는 것이다.
    발을 바쁘게 움직이자.
    멈추면 죽고 움직이면 산다.
    오늘도 오늘의 나를 벗어나기 위해서 발버둥친다.



    몇 달간의 의미있는 변화의 기록들(feat. 여자친구 L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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